[세계일주] #29 볼리비아를 떠나 칠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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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볼리비아를 떠나 칠레로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잠도 자지 않고 너무 몸을 혹사시킨 때문인지 몸이 천근만근이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일정은 우유니 2박3일 투어를 통해 칠레 국경을 넘는 것이었는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큰 비가 예고되어 있는 탓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곳에서 며칠동안 발이 묶일 수도 있는 상황.


나는 내일 새벽 버스를 타고 칼라마를 거쳐 칠레 국경을 넘어 아타카마로 가기로 했다.

우유니에서 아타카마까지는 버스로 12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

한국에서 챙겨온 감기약을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옷을 껴 입었다.


아타카마로 이동하는동안 열악한 볼리비아의 도로상황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는 못했지만

약도 먹고 따뜻한 물을 계속 마셨더니 한결 가벼워졌다.

칠레 국경에서 입국심사가 계속 지연되서 총 16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칠레가 남미에서 제일 잘 살고 삶의 질이 좋은 국가라는 것을 국경을 넘는 순간 실감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10시간이 넘게 달리다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달리니 고급세단을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타카마의 중심가


아타카마의 카라콜스 거리에는 호스텔과 여행사, 그리고 식당들이 줄지어 있었다.

거리도 깨끗하고 모든 것들이 볼리비아와 너무나도 비교되었다.

나는 이곳에서 3박 4일간 머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에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로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정돈된 아타카마의 거리


4천미터 고지인 우유니에서 막 넘어온 터라 따뜻해진 날씨도 너무 좋았고 더이상 사람들이 동양인인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다만 볼리비아가 그리워진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은 우유니 소금사막에서의 감동과 저렴한 물가.

가장 낙후된 볼리비아에 있다 칠레로 넘어오니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단위 자체가 달라졌다.



아타카마에서는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마을의 규모가 작고 아타카마 주변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만한 곳들이 많다고 한다.

걷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택시를 타자니 비용이 부담이 될 터이니 아타카마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해보자.

평소의 나였으면 당연히 빌렸을테지만 라파즈에서의 사건으로 인해 부상당한 어깨가 아직도 100% 상태는 아니기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칠레로 넘어오면서 숙소의 질도 많이 좋아졌다


일단 전체적으로 청결하고 방도 아늑했으며 여행자들이 쉴만한 공간이 충분했다.

주방도 굉장히 넓어 물가가 비싼 이곳에서 요리를 편하게 할 수 있게되었고 인터넷도 훨씬 빨랐다.

다만 요금은 볼리비아 대비 약 3~4배 정도는 비쌌다...



여행자들을 위한 해먹


하필 햇살좋은 오늘 해먹에 누워 맥주를 한모금 마시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저녁은 주변 마트에서 장을 봐서 간단히 해먹기로 했는데 확실히 해먹는 것이 사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것 같다.


물가는 비싸지만 훨씬 쾌적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우유니의 기상악화와 컨디션 난조로 계획했던 일정을 다 끝내지는 못해 아쉬웠지만

덕분에 충분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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