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12 오아시스 마을 : 와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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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오아시스마을 : 와카치나



여행에는 정도가 없다.

기존에 계획했던 일정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이다.


오늘의 일정은 어제 빙하투어에 이어 69호수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5,100M의 고도는 나에게 너무나 가혹한 조건이었고 한발한발 걸을때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것이 결정타 였을까...

고지대에선 따뜻한 물에 샤워하는 것도 금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단 씻고 보자고 생각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 같다.


엄청난 두통과 함께 속이 울렁거렸다.

이대로 69호수 트레킹을 강행했다가는 정말 큰 일이 날 것 같아 고민 끝에 일정을 변경.

69호수 트레킹을 포기하고 바로 오늘 밤 버스를 타고 리마를 경유하여 세 번째 목적지인 이까(Ica)로 가기로 했다.


두통은 하루종일 이어졌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을 참아가며 끼니도 거르고 터미널을 겨우 찾아가 티켓을 구매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머무르려 했던 와라즈에서 1박 2일만에 떠나야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 리마행 버스에 몸을 싣고 구역질을 참아가며 밤새 달렸다.

리마로 향하는 동안 고도가 낮아졌는지 미친듯이 아팠던 두통은 어느순간 싹 사라졌다.

내가 탄 버스는 밤 10시에 와라즈를 출발하여 리마에 오전 6시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 이까행 버스를 앞당겨 탈 수 있었다.


리마에 무사히 도착


고산병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두개골이 깨지는 듯 심한 두통이었는데 어느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한순간에 사라졌다.


이까로 출발!


리마에서 이까까지는 버스로 약 4시간.

리마를 조금 벗어나니 사막 비슷한 황무지가 온 사방에 펼쳐진다.

무사히 이까에 도착해 내일 탈 쿠스코(Cuzco)행 버스 티켓을 미리 사두었다.

쿠스코에는 이번 남미여행 일정 Top 3중 하나인 마추픽추에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티코는 전부 이까에 있는 듯 하다


이까에 도착해 보니 이까에 있는 택시 중 90% 정도가 우리나라에서 수입해온 '티코'인 듯 하다.

너무나도 쉽게 여기저기서 티코 택시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사막 속 오아시스 마을인 와카치나.

어제는 빙하, 그리고 오늘은 사막이라니....

택시에 내려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길을 조금 걸으니 멀리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아시스 마을, 와카치나

와카치나에 도착한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영화나 만화 속에서나 봤던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 마을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주변은 온통 고운 모래로 뒤덥혀있는 사막인데 어떻게 저렇게 한 가운데에 물이 있는지 정말정말 신기했다.

여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큰 감동이었다.


마을 뒤쪽으로도 사막이 끝도 보이지 않게 펼쳐져있다


몽골에서도 사막을 가봤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한 감동이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 어려운 그런 장면.


저 모래언덕에 앉아 한참을 멍때리며 와카치나를 바라보았다.

오늘 저녁엔 이곳에서 유명한 투어 중 하나인 버기투어를 갈 예정이다.

특수 제작된 '버기'라는 차량을 타고 사막을 질주할 수 있으며 샌드보드도 탈 수 있다고 한다.


고산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69호수를 포기하고 온 와카치나 마을.

쿠스코를 가기 위한 경유지라고는 하지만 그 첫인상은 어마어마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신기했고 모두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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