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32 산티아고에서는 베가시장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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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산티아고에서는 베가시장에 가보자



전날 저녁, 제육볶음을 배가 터지도록 먹고 10시간이 넘게 꿀잠을 잔 것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나니 온몸의 피로가 다 날아가는 듯 상쾌했다.

오늘은 가볍게 걸어서 산티아고 시내를 구경할 예정인데, 아타카마에서 내려오기 전에 미리 산티아고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해 두었다.

숙소 사장님에게 한번 더 조언을 구하니 대략적인 오늘의 일정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나라의 반쪽이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칠레는 해산물로도 굉장히 유명하다.

나보다 먼저 남미여행을 했던 친구가 있는데 칠레에 가면 꼭 먹어보라며 홍합요리를 추천해주었던 것이 기억이나 오늘 먹어보기로 했다.

워낙 해산물을 좋아하기도 했고 숙소 사장님도 시장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면서 친절히 알려주셨다.


산티아고에는 큰 시장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센트럴 마켓이고 다른 하나는 건너편에 있는 베가마켓이다.

규모는 센트럴 쪽이 더 크지만 해산물의 신선도라던가 양은 베가쪽이 훨씬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니 고민할 틈이 없었다.

가이드북에도 여행자들에게 베가시장으로 갈 것을 더 권장하고 있다.



Vega 시장 입구


다행히 숙소에서 걸어서 금방이다.

가는 길목마다 노점상들이 길의 양 옆으로 쭉 들어서 있는데 지나가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환하게 웃어주시는 과일가게 아저씨


해산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던 베가시장의 규모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컸다.

입구에서부터 무수히 진열된 과일에서 달콤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칠레 치고는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해 보였다.



딸기가 1키로에 우리나라 돈 1,800원?!


과일이 정말정말 저렴하다. 블루베리도 1키로에 5천원이고 바나나, 파인애플, 딸기 등 모든 과일이 너무 저렴했다.

딸기를 보고 있으니 과일가게 아저씨가 얼른 입에 딸기 두개를 넣어주신다. 굉장히 달콤하고 맛있었다.

딸기도 맛있고 그냥 나오기가 미안해 결국 딸기 1키로를 구입하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옆에 건물로 이동하니 이번에는 육류를 판매하는 곳이다.

페루와 볼리비아에서는 고기가 상온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진열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부위별로 정리해서 우리나라 정육점과 같은

냉장고에 보관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위생관념 자체가 앞의 두 나라와는 다른 듯 보였다.


시장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니 어디선가 생선 비릿내가 나기 시작한다.

앞으로 쭉 걸어가보니 우리나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연상케 하는 구간이 눈에 들어온다.

두 손 가득 비닐봉지를 든 사람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해산물을 구경하고 있었고 곳곳에 즉석에서 요리해서 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홍합탕과 생선탕수육...?


나는 친구가 추천해주었던 홍합탕을 주문했고 친구는 탕수육 비슷한 음식이 나왔다.

시원한 국물까지 완벽했던 홍합탕은 고수가 들어간 탓에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맛이 달랐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친구가 주문한 음식은 약간 세비체와 탕수육을 합쳐놓은 듯한 오묘한 맛이었는데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엄지를 치켜 세우며 감탄사를 연발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정말 좋아하셨다.

웬 동양인이 와서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사진까지 찍어가셨다.

각자 음식을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성인남자 둘이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산티아고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오늘 방문한 베가시장에는 꼭 한번 오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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