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22 라파즈, 숨쉬기도 힘들지만 최고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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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라파즈, 숨쉬기도 힘들지만 최고의 야경!



오전 10시 반, 코파카바나의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에 점심을 간단히 먹고 라파즈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오늘도 점심은 역시 뜨루차. 남미에 온 뒤 인생맛집이었던 그 뜨루차 가게를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즈까지는 버스로 약 5시간

이 구간에서는 중간에 버스에서 내려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야 했다.

버스 또한 배로 건너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사람이 모두 버스에서 내려 사람따로, 버스따로 호수를 건넌다.


버스에서 내려 배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타는 배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옆에 서 있던 관리인 아저씨에게 우리도 저 배에 타도 되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안된다고 하다가

계속 졸라대니 마지못해 얼른 타라고 손짓을 해주었다.

어찌보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더 스릴있어 보이는 모험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금방이라도 배가 뒤집힐 듯 요동친다


막상 배에 올랐지만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좌우로 흔들리는 배 위에서 혹여 버스가 우리를 덮칠까 조마조마했다.

이렇게 약해보이는 나무배에 어떻게 저렇게 큰 대형버스를 싣고 이 넓은 강을 건널 수 있을까...?



배의 키를 잡고 무게중심을 체크하며 운전하는 선장


배가 크게 흔들릴 때마다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니 아저씨가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배를 더 험하게 몰았다.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저 멀리서 이제 막 배에 오르고 있었다.



또 다른 차량을 싣고 이동하는 작은 바지선


다리가 있었다면 순식간에 지나쳤을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다웠다.


강 건너편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볼리비아의 행정수도인 라파즈로 향했다.

비록 태양의 섬에는 가지 못했지만 아름다웠던 티티카카 호수와 인생요리 뜨루차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장소를 떠나는 발걸음은 언제나 무겁지만 또 다른 멋진 곳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서둘러 본다.


다섯시간 만에 라파즈 시내에 들어서니 밖에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도라는 라파즈는 그 명성에 맞게 첫인상이 강렬했다.

거대한 분지인 이곳 지형 특성상, 마치 축구 경기장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크고 작은 집들이 빼곡했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숨쉬기 조차 힘든 라파즈의 탁한 공기

전 세계에서도 공기가 나쁘기로 유명한 도시인 라파즈는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내부 공기 순환이 어려워 매연이 계속 그 안을 맴돈다고 한다.


게다가 자동차들이 어찌나 많은지 대부분의 차들이 오래된 것들이어서 온 거리가 까만 매연으로 가득했다.

호주에 살면서 완치된 줄 알았던 비염이 남미에 오자마자 다시 재발했고 이곳에서는 호흡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빨리 이곳의 공기에 몸이 적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킬리킬리 전망대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라파즈의 야경을 볼 수 있는 킬리킬리 전망대에 올랐다.

눈으로 보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라파즈의 야경


360도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눈부신 라파즈의 야경을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서서 바라 보았다.

게다가 오늘은 보름달이 떴는지 달도 유난히 크고 밝았다.


'야경은 후진국일수록 예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공기만큼은 정말 최악이었지만 반대로 야경은 그 어떤 곳보다도 황홀했다.


내일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고 하는 '데스로드'로 향한다.

너무나 위험해 지금은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되었고 자전거로만 갈 수 있는 곳인데 SNS에서 많이 봤던 곳이다.

데스로드 투어를 위해 볼리비아 치고는 거금(약 6만원)을 투자했지만 그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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