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24 라파즈를 떠나 수크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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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라파즈를 떠나 수크레로



오늘은 라파즈를 떠나 여행자들 사이에서 힐링하기로 좋다는 도시인 수크레로 떠나는 날.

심각한 스모그로 인해 나의 기관지 상태는 최악이 되었고 데스로드 투어에서 어깨까지 다친 터라

라파즈는 되도록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오늘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전날 다쳤던 어깨가 너무너무 아팠다.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곧 괜찮아 질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호스텔 측에서도 나의 사연을 듣고나서 버스시간까지 쉬어도 된다며 배려해 주었다.

맘 같아서는 라파즈의 이곳저곳 좀 더 둘러보고 싶었는데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환전도 해야하고 미리 간식거리를 조금 살 겸 산책삼아 잠시 숙소 주변으로 나가보았다.



은행 ATM 앞에서 만났던 볼리비아 경찰 아저씨


환전을 하고 나오는 길에 마주친 경찰아저씨가 나를 보시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으셔서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내 깜짝 놀랬다. 알고보니 친한 친구분 중에 한국분이 있으시단다.

그렇게 서서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데스로드에서 다친 나의 사연을 듣더니 그만한게 천만 다행이라고 하신다.


숙소로 돌아가기전에 잠시 마녀시장에 가려던 참이라고 했더니 직접 택시까지 잡아주셨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너무 친절하고 감사했던 분. 감사합니다~!



라파즈 마녀시장


라파즈에서 유명한 마녀시장은 각종 주술용품과 박제한 동물 등 오만가지 이상한 것들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진동하는 향초냄새와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요상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기념품을 많이 사간다고 하는데 딱히 사고 싶은 것들이 없다.



한 상점 입구에 걸려 있던 박제된 라마


귀여운 라마를 굳이 박제까지 해서 무엇에 쓰는지 궁금하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라마뿐만 아니라 고양이 등 박제된 동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간단히 요기할 간식들을 사고나니 곧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다.

터미널로 향하는데 다친 어깨때문에 배낭을 메기가 힘들어 친구가 많이 도와주었다.



수크레로 향하는 엘도라도사의 버스


라파즈는 뭔가 규칙이 없는 공황상태의 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신호체계도 엉망이고 지키는 사람도 차도 없다. 당연하게 보이는 신호위반과 차가 오는데도 비킬 줄 모르는 사람들.

정신없는 곳을 떠나 사람들이 극찬하는 수크레로 출발했다.


너무 피곤했는지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때는 수크레에 거의 다 온듯 했다.

여행을 시작하고 탔던 야간버스 중에 가장 꿀잠을 잤던 것 같다.

지도에서 현위치를 확인해보니 수크레 외곽에 있었다.


그런데 그순간 갑자기 버스가 멈추더니 길 한가운데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이곳부터는 차 진입이 어려워 걸어가야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 수크레 중심가 까지는 한참이나 더 가야하는 상황이고 어깨까지 다친 터라 배낭을 메고 걷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에게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상황은 이랬다.


수크레에 큰 시멘트 제조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가 다른지역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수크레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되고 생계가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수크레 시내로 진입할 수 있는

모든 길목을 큰 차들로 가로막고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길거리에는 택시도 없고 다른 차들도 없었다.

현지인들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해 이곳 저곳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배낭은 너무 무겁게 느껴졌고 어깨는 빠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라 무작정 시내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큰 차들로 길목을 차단한 모습


저렇게 큰 트럭들로 길을 다 막아놔서 차들이 지나다닐 수 없는 상황.

사람들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틈만 남겨놓았다.


힐링하기 좋은 도시로 유명했던 수크레는 도착하기도 전에 나에게 너무나 힘든 고난을 주었다.

시내로 향하다가 중간에 택시를 만나면 잡아타야지 생각했지만 움직이는 차는 단 한대도 보지 못했다.

걷고 쉬고 걷고 쉬고를 반복하고 있는 순간에 오토바이를 탄 청년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30볼만 주면 시내까지 태워다 준다고하여 1도 흥정하지 않고 얻어타게 되었다.



드디어 도착한 호스텔


오토바이를 타고 10분 넘게 달려 겨우 호스텔에 도착했다.

걸어왔다면 분명 한시간은 족히 될 법한 거리였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침대에서 누워만 있기로 결정했다.

너무 힘든 하루였다... 내일부터는 수크레에서 좋은일만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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