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18 잉카제국의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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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잉카제국의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 (2편)



새벽 4시, 알람이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호스텔 조식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바로 마추픽추를 향해 출발했다.


아구아 칼리엔테에서 마추픽추 정상까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올라갈 수 있다.

요금을 지불하고 버스를 이용하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추픽추를 볼 수 있는데

나는 직접 산을 타고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걸린단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 어두운 새벽길을 휴대폰 조명에 의지해 걸어갔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에 앞서 입장 티켓과 여권으로 간단한 신원조회를 했다.

드디어 시작된 오르막길과 눈에 보이는 수없이 많은 돌계단들.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해가 뜨기 전이라 덥지는 않았는데 습도가 워낙 높아 땀이 비오듯 했다.

오르는 내내 점점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머리는 샤워하고 나온 듯 다 젖고 말았다.

경사가 가파른 탓에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자들도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계단과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때면

왜인지 모르게 약이 올라 얄밉기까지 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호스텔을 출발한지 정확히 한시간 반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마추픽추


안개가 아닌 구름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마추픽추는 그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이번 남미 여행에서 우유니 소금사막과 이과수 폭포와 함께 가장 큰 기대를 했던 마추픽추.

가파른 계단을 힘들게 올라온 터라 그 성취감이 더욱 컸다.



마침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마추픽추


이곳의 날씨는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탓에 이렇게 깨끗한 마추픽추를 볼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한다.

그 먼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높고 험난한 안데스 산맥의 산 정상에 이런 규모의 도시를 만들 수 있었을까.

너무 신비롭고 수수께끼가 가득한 곳이다.


가이드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마추픽추는 약 1만여명의 사람들이 살았으며 미국의 하이럼 빙엄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쿠스코에서 봤던 12각돌처럼 고대 잉카인들의 석조기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저 많은 돌들을 바위산을 잘라내어 먼 이곳까지 운반해서 도시를 건설했다고 하는데 돌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서로 들어 맞았다.



거주공간과 농업구역을 구분하여 건설된 마추픽추


층층을 이루고 있는 저 곳이 작물을 키우는 구역이었는데, 물이 골고루 흘러갈 수 있도록 돌을 깎아 물길을 만들어 놓았고

산 정상에 도시를 건설했기 때문에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평야가 없어 저렇게 계단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감옥과 신전, 광장도 만들어 놓은 마추픽추


도시는 이 안에서 모든 것들이 자급자족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목적에 따라 구역을 나누어 계획적으로 건설되어 있었다.

게다가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지붕을 덮고 우기가 지나면 다시 그 지붕을 철거할 수 있도록

지지대인 나무가 통과하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웅장한 마추픽추 전경


엽서에서 보던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있다.

산 곶곶에 구름이 껴있는 모습이 마치 불에 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천연 요새나 다름없는 곳




돌의 모양을 뒤에 보이는 산의 모양과 같이 깎아 놓았다


마추피추 안에 있는 수 많은 돌들은 어느 것 하나 그 의미가 없는 것이 없이 하나하나 각자의 쓰임새가 있다.

잉카제국의 사람들은 산을 신성하게 여기고 살았던 것 같다.



푸른 잔디로 정돈된 마추픽추 안에는 알파카들도 많이 있다


알파카는 현재도 그리고 과거 잉카시대에도 페루 사람들에게는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소의 역할을 알파카가 했던 것 같다.

긴 목으로 풀을 뜯어먹는 모습이 양 같으면서도 말 같기도 하고 실제로 보면 굉장히 귀엽다.



평생 간직할 인증샷


파수꾼의 집이라고 불리는 이 장소가 마추픽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명당이었다.

이 곳에 또 올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저 곳에 한참을 앉아 이곳 저곳을 마음 속에 담아두었다.


깊고 험난한 안데스 산맥 약 2,400미터의 산 정상에 세워진 마추픽추.

경이롭기까지 한 이곳에서 과거 잉카제국의 위대함과 그 영향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너무 행복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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